Novemb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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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 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이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 였다가  너 였다가, 너일 것 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
Nov 2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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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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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ah
왜 http://looah.com/ 인가?  기원전 2000년경.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 12개의 부족을 이루며 평화롭게 살고있었다. 이들 부족들은 각각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들은 Looah를 통해 서로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할수 있었다. Looah 는 몸길이가 약5 mm정도의 작은 벌레로 몸통에 비해 머리가 크고 날개가 작아 잘 날지 못했기 때문에, 주로 따듯한 사람들의 귀속에 서식했다. 그리고 Looah는서로 다른 부족의 언어를 바꾸어 말해주는 능력이 있었다. Looah 덕분에 부족간의 분쟁이 일어나는일은 거의 없었다. 당시에는 연금술이 크게 유행 이었는데, 연금술사들은 닳지 않는 바퀴태를 만들거나,불치병을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는등 대부분 인간에게 이로운 연구에 주력하고...
May 20th
Septemb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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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싶어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만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알약이랑 물약이 소용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우리가 무엇을 생각 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귀찮타고 야단치면 그만인가요 바쁘다고 돌아서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함께있고 싶어서 그러는건데 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초콜릿과 놀이터가 소용있나요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Sep 10th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택시운전사는 어두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이따금 고함을 친다, 그때마다 새들이 날아간다 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 나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그를 생각한다 그 일이 터졌을 때 나는 먼 지방에 있었다 먼지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문을 열면 벌판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그해 여름 땅바닥은 책과 검은 잎들을 질질 끌고 다녔다 접힌 옷가지를 펼칠 때마다 흰 연기가 튀어나왔다 침묵은 하인에게 어울린다고 그는 썼다 나는 그의 얼굴을 한 번 본 적이 있다 신문에서였는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얼마 후 그가 죽었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 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 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 ...
Sep 6th
램프와 빵 - 기형도
고맙습니다. 겨울은 언제나 저희들을 겸손하게 만들어주십니다.
Sep 2nd
August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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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詩作 메모 - 기형도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이 땅의 날씨가 나빴고 나는 그 날씨를 견디지 못했다. 그때도 거리는 있었고 자동차는 지나갔다. 가을에는 퇴근길에 커피도 마셨으며 눈이 오는 종로에서 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시를 쓰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은 형식을 찾지 못한 채 대부분 공중으로 흩어졌다. 적어도 내게 있어 글을 쓰지 못하는 무력감이 육체의 가장 큰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알았다. 그때 눈이 몹시 내렸다. 눈은 하늘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지상은 눈을 받아주지 않았다. 대지 위에 닿을 듯하던 눈발은 바람의 세찬 거부에 떠밀려 다시 공중으로 날아갔다. 하늘과 지상 어느 곳에서도 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Aug 26th
예수님을 닮은 사람 - 김대중
이틀 전 구형을 받았을 때, 나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나의 마음은 평온했다. 그리고 그날은, 공판정에 다녀왔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평소보다 깊이 잠들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천주교 신자로서, 신이 원하신다면, 이 재판부를 통해 내가 죽을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이 재판부를 통해 나는 살아남을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신에게 맡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앉아계시는 피고들에게 부탁한다. 내가 죽더라도, 두 번 다시 이러한 정치적 보복이 있으면 안되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싶다.
Aug 23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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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 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Aug 21st
홀린사람 -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Aug 21st